오늘
787
어제
932
최대
3,402
전체
963,347

위하여

윤석진 0 2287 0

위하여 / 윤석진. 
 
 
어둠을 분칠하고 남한산시장 목롯집
환한 불이 켜지고 있다 
 
그 집에는
상수가 있고 철원이 형이 있고
향우회장 용교 형도 있다 
 
산악회 류 회장님은
환경사업으로 바쁜듯하고
정자동 사시는 서 회장님은 달려오고 있다  
 
종종 만나는 봉이 형은 찰진 전라도 순천 말씨로
술 한 잔 혀라 늘어져도
목덜미 넘기는 개성만큼은 깔끔하고 
 
착한 순둥이 서산 재용이는
술 거한 날은 이판사판, 그까짓 거란다
울보 상식이 형은 선친이 개성이라 했는데
발길을 끊었는지 가끔 보고 싶다 
 
사는 게 지칠 수 있건만,
미물에 대한 의식인지 생명을 예우하는
정수형은 모기 한 마리에도 가득한 詩心이 곱고 
 
한잔 속 비추는 마음인지
명경같은 유리잔 속 내가 있고
양은 막걸릿잔 속 하루를 첨벙거리고 있다 
 
고등어 큰놈 한 마리 화덕에 불 지르면,
고향이 다르고
나이가 다르고
사는 게 다르지만, 
 
단단히 채워진 술잔을 들고
목청을 가르며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 #남한산시장 #술친구 #윤석진 

4c97c564c686b41c93e12b6d0fe23794_1545351277_9441.jpg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