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기 / 윤석진.
윤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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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1 22:04
보자기 / 윤석진.
너는 나에게
냉이를 캐고 봄을 훔치더니
향긋한 내음을 채워놓고 있다
희미한 불빛에 허름해진 삭신은
귀를 붙잡고 찢긴 손을 동여매고 있었다
오래된 보물처럼
반듯하고 가지런히 접힌 어머니가
코끝에 배어있는지
달빛 식은 정월 대보름 마당
두 손 모아 헤쳐보니
아들에게 찬합을 묶었던 그 날이
덩그러니 펄럭이며
고인 바람을 마구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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