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의 그림자 / 윤석진
윤석진
6
2288
0
2019.02.18 10:12
석양의 그림자 / 윤석진.
산 중턱 앉아 보니 허망하다
노을마저 내려앉는 하산길
산등성마저 둘러멘 봇짐일 뿐인데
도토리 같은 세월 속
몸뚱이 한 톨 보존하는 일 벅찼는지
바위처럼 여겼으니 말이다
석양 따라가는 그림자
산마루 놓아야 할 바람이 있다는 거
피워야 할 꽃잎 한 장 있다는 거
지나고 보니 세월 별거 아니더라
서어나무 말초신경 따라
숲속의 타령 새들만 푸드덕거리는지
나뭇가지 옷깃 챙기는 저녁이면,
산등성 밟고 핀 노래
어디 사연 하나 없겠느냐마는
뒹구는 일 숨쉬고 있다는 것이더라
#석양의그림자 #윤석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