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바람이 분다
윤석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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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51
1
2019.01.18 13:53
샛바람이 분다 / 윤석진.
한철 도지 밭 갈던 일 묵혔는지
겨우내 갇혀 살다가
바람의 언덕 선자령 구렁 바닷가부터
무리 속 갈개꾼이 밀려온다
노을의 저편 늘어진 그림자
키다리 풍차를 업는지
새벽녘까지 속살 비비며 돌아가고
샛바람 따라 산등성 바라보니
머플러처럼 굽이쳐 흐름을 덮쳤는지
애써 만든 눈사람 안고
예쁜 눈썹과 입술엔 붉은 대추를 놓고
파도처럼 채우던 고운 정마저
뜨끈한 동태탕 한 그릇 소주 몇 잔
세월을 몽땅 해장하고 있다
*갈개꾼>> 남의 일에 훼방을 잘 놓는 사람
#샛바람이분다 #윤석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