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야 사는 일이다 / 윤석진.
윤석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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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6 22:35
#생태詩
흘러야 사는 일이다 / 윤석진.
지난해 떨어진 낙엽은 머무는지
강가 닻을 놓고 세웠다
바람이 살아 어디로 흐르는지
강가에 앉은 풀꽃도 씨를 흘려 꽃은 핀다
서러운 미루나무 한 그루가
햇볕을 머금고 토해내는 호흡에 물들고
나무는 흔들리는 것이 흐르는 것이다
시간도 돌아오지 않는 강물처럼 흐른다
먼바다에 이르러서야
강물은 흐르는 것이 사는 일이었다
나무초리 않은 참새가 지저귀는 것은
황소걸음으로 다녀간 아버지 그림자를 기억하는
그 무서운 정지선을 밟는 일이다
고임이 주는
절대자에 대한 반항의 노래가
사물과 만물은 정지하는 것이 아니다
대자연의 노래
흐르고 흐를 때 숨 쉬는 일이다
#흘러야사는일이다 #윤석진
■詩作 NOTE
말없이 흐르는 강가 앉으면,
흐르는 것에 대하여 잊고 살지는 않는지 흐르는 강을 거스르는 행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반성해야 됩니다.
강물이 흐르는 것은 사람에게 피가 흐르는 일과 같습니다. 자연이 이야기하는 교훈은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고인 물이 죽음이라는 숙제를 주지만, 그 방법과 가치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절대자의 행위를 우리는 깨쳐야 합니다.
4대강을 막아 보를 만들어 수로를 변경하는 건 당연히, 생명을 해치는 일이지요. 우리는 흐르는 것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그 흐름이 대하여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