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부재 / 윤석진.
윤석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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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0 21:33
아내의 부재 / 윤석진
저녁이 되면,
별들이 반짝거리고 북극성처럼 길 밝혀준다
칠흑 하늘에 뜬 달도 그림자뿐이다
방향을 알면 여정은 쉼터이던가
밤새워 비추는 길 따라
북두칠성 국자을 물고 눈 맞춤하며
안내자가 되어 살아도 헤매는 길이다
작은 우주를 바라보며 사는 일
아무도 모르는 정원에 앉아
밤마다 무대에 올라서는 어릿광대처럼
바람 소리와 새소리를 듣고
조용한 뜨락 노을을 볼 수 있는 소리
고랑진 코골이가 그리워
시들어가는 나뭇잎을 쓸어 덮는 허물도
새벽녘 구부정하게 늙어진 여로(旅路)
뒤척이는 생을 확인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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