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시인의 만년필 / 윤석진. 윤석진 아 1 844 0 2020.05.07 09:59 노 시인의 만년필 / 윤석진.원고지에 놓인 만년필 생을 마쳤다골동품이 된지 오래다시꺼멓게 찍어 쓰던 광택은 간 곳 없고문명과 춤추는 엇박자 소리가고전을 보듯 필통에 꼿꼿이 갇혀 있다목수가 손맛을 잊은 채대목장 보다 현란한 눈빛의 간격으로활자를 훑어 필사를 엄수하고너의 현재와 실제는 괴리를 안고손가락 끝으로 남겨진 시문(詩文) 따위가바람처럼 지나는 절제된 시간이다같은 족속이라고인연을 핑계로 싸인을 한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