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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苦海) / 윤석진.

윤석진 2 1111 1

고해(苦海) / 윤석진. 



숲을 깨우고 세포질 하는 바람

해 그림자 식혀주는 계곡에 들어가

뽀얀 자작나무 녹음을 걷는다


작은 연못가 검은 물방개

이름 모를 꽃들과 노닐던 춤사위

모진 마음 호령하던 바다처럼

육식을 즐기며 살았던 기억을 업고 산다 


산사 흐르는 풍경소리 

뻐꾸기울음 모른 체 잔솔가지 묶어

산신제 제물로 풀어 바치노니

철 지난 바람이길 마냥 용서하소서


달 없는 숲 어둡다는 생각과

배고프다 생각도

흙바람 일지 않게 빗물처럼 스며들어

기꺼이 뒤돌아보지 않게 하시고


어설픈 징 소리에 다름박질 치는

멧돼지가 살아도

풀 뜯는 착한 짐승으로 앉은

고라니를 놀라게 한 죄 살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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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윤월심 2020.04.27 11:21  
자연의 숲에서도
삶의 고해가 있겠지요
한주도 행복하세요
윤석진 2020.04.28 22:36  
늘 감사드립니다
고해가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