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signal / 윤석진
윤석진
2
707
0
2019.10.30 01:32
시그널 signal / 윤석진.
꽃구경 가자고 하는 친구는
그냥 좋은 사람이다
산행하자고 하는 친구는
비바람 맞아도 떠난 길 종지부 찍고
배낭 하나 정도는 거뜬히 메어줄 사람이다
단풍 구경 가자고 하는 당신은
청춘이 마르기 전 불타는 산허리처럼
호되게 취해보자는 이야기다
누가 같은 길을 사무치게 가자는 것은
지워지는 시간 속 찾아온 이별이
이내, 서운함이다
세상이 누군가 허락한다는 것은
걸어가는 길 이유 없이
조금은 뒤돌아보고
조금은 후회해도
잡은 손 꼭 잡으라는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