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시인이고 싶다 / 윤석진.
윤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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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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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시인이고 싶다 / 윤석진]
가을엔 쓴 커피 한 잔을 놓고
한나절 수다 떨 수 있는 시인이 좋다
가을엔 누가 먼저 취해도
서로를 위로하며 술 한잔하자는
그런 시인이 좋다
가을엔 말없이 허공에 닿는 구름처럼
담배 한 대 권하는 시인도 좋다
가을엔 지는 단풍에게 시 한 수 읊으며
삐죽 핀 들꽃을 꺾어 부토니에 삼아
여행하자는 그 시인이 좋다
중년의 가을엔 눈빛 하나만으로 통하는
초동 친구 시인을 만나 넋두리하며
작은 꿈 하나씩 쓰고 싶다
가을엔 마음이 같아서 웃을 수 있는
당신을 만나 음악을 이야기하며
무작정 지새우고 싶다
가을엔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하늘만 봐도 생각나는 친구
그냥, 시인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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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愛 글벗님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