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세월을 물들이고 / 윤석진.
윤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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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23:18
가을은 세월을 물들이고
/ 윤석진.
수평선 해님은 시간을 숙여
노을 진 기억을 찾아 세월에게
길 잃은 청춘을 인사하고
홀쭉해진 풀벌레 나뭇잎 전세 내어
갈바람 띄워 물방개 세월을 타는 밤
가을은 나그네를 연주하고 있다
텅 빈 바닷가 밀물의 노래
서러운 날들만 뭍으로 소환하며
가을 풀숲 돌고래 퍼즐을 안고 머무는지
연락선 갑판에 앉은 귀뚜라미 소리
시절을 고스란히 물들이고
뱃고동 소리 거울 속 짙게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