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 / 윤석진
윤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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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9 09:18
참회 / 윤석진.
강가 베틀올갱이 줍는 아즈메들
새들마저 종알거리는 소리 들었는지
능 모롱이 귀룽나무 아래 앉았다
산자만 부르는 이승의 명당자리
그 위대한 몸뚱이를 조르고 살판나게 부딪치다
농담 반, 향기 반 매운 고추를 비벼놓고
배 터지게 채우는 인간의 식욕
풀꽃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조차 잊고 사는지
생명을 완수한 아낙의 쉼마저 호젓한 날에
앉은 자리 한참을 머물고서야
심산유곡 흑두루미
하루를 처박는 부리를 손질하는지
소란스러운 뉴스마저 외면한 채
세월의 날갯짓 강물 따라 가슴속 흐르고
나그네 숨골마저 멎는 바람
낭창낭창하더니
풀 섶
백도라지꽃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