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깽이 / 윤석진.
윤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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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9 11:41
부지깽이 / 윤석진.
솔가지 꺾어 저녁을 탐할 요량으로
한 소쿠리 등에 지고
어머니 손맛보다 익은 아버지 얼굴은
푸지게 행복했는지
아이는 이른 봄부터 뜀박질하며
감자밭 고랑 꽃을 헤집고
알토란처럼 칠월은 여물고 있다
피는 것과 꺾는 것
무엇을 바꾸고 돌이키며 살았는지
생체기를 떼어 시간은 강판을 문지르고
뒤집은 솥뚜껑 등을 달구더니
희나리마저 지폈던 작은 부지깽이 하나
푸슬푸슬 여름은 깊어지고
마당에 앉은 가마솥 세월을 지피고 있다
#부지깽이 #감자 #윤석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