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환생하다 / 윤석진
윤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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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7 15:02
돌멩이 환생하다 / 윤석진.
구르고 묻히고 깎이고 패이고 뜷리고
낯설게 붙잡혀 환생하는 길인지
너의 생애를 놓고 기호가들은 가습거리 삼아
고놈 참 매끈하게 생겼다고
들었다 업었다 너의 피부를 대고 문지르며
어여쁜 처자 궁둥이 같다고 환호를 하지.
오롯이 솟은 너의 매무새
산수가 보이고 여인의 볼매가 보이니
입맛에 닿는 호사가 염불 소리 꿰 맞추는
너의 주인은 골통품 수집을 지나 퍼즐놀이를 하는지.
자연의 숨소리 귀를 박고
태고적 살아낸 너의 깊숙한 비밀을 더듬는지
강물이 젖은 축축한 구석을 닦는 오르가즘
졸부의 마차 소리는
부동산을 거머쥔 시꺼먼 자동차처럼 통속하거늘.
오지게 파헤친 홍수씨는 강으로
산을 쳐 부순 그 난리 현장으로 달려들어
너의 자태를 초이스하는 꼬라지가
유치권 행사에 들어간 부동산처럼 가관인데.
돌덩이로 뒹굴며 살았던 세월은
금모래 바닥에 인어처럼 누워
스트립쇼를 지나 물쇼를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