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波紋) / 윤석진.
윤석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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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6 21:37
파문(波紋) / 윤석진.
시간은 바람으로 내려앉았다
호수의 흐름은 죄가 아닌데
빗물과 바다는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추스르지 못한 나목은
숨 가쁘게 널브러져 대지를 걷고
땅과 하늘은 같은 세상으로 영원하다
마른 날 저녁 하늘에 덮친 그물
세월의 무게 둥글게 피는지
그림자는 선명히 쫓겨 달려간다
흐림과 맑음이 다른 하루를 새기고
만 개의 무늬 소리를 재워
나무는 바람의 나이 속으로 버틴다
강물도 그저 바람일 뿐
물결을 타고 종소리처럼 퍼지고 마는
비탈진 강 물수제비 따라
제각기 다른 입을 타고 노 저어도
수면에 올라 아롱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