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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윤월심 3 1396 0

남편


수련화/윤월심


미혼일 때 입버릇처럼

남자는 무게가 한 천근은

나가야 한다고  말했더니

말이 씨가 되었나

말도 없고 감정도 없는

목석같은 남자를 만났네


오랜 세월 함께 살았어도

사랑한다고 농담 한번

건넌 적이 없는 무심한 남자   

늘 신혼처럼 알콩달콩  

깨소금 맛나게 살고 싶은

내 꿈은 사라지고

젊은 날 사랑에 눈이 멀어

눈에 쓰인 콩깍지가

이제야 벗겨진 것인가


가끔 싸울 때는

전생의 무슨 원수를 

만난 나 했다 가도

가정에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물어보고

의논하는 남자 

세상에서 가장 가까우면서  

가장 먼 사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으로 만나서

한 지붕 아래서 

가장 오래도록 함께 살아가는

무촌 관계인 남자

3 Comments
전수남 2019.03.25 12:31  
부부의 사랑은 늙어가면서
사랑도 늙어가지만
그 늙은 사랑속에 녹아든 세월이
부부의 사랑, 가정의 평화와 함께하지요.
시인님
한주의 시작 멋진 월요일 되세요.
김점예 2019.03.25 15:58  
공감 글 잘담아 갑니다
남은 시간도 해피입니다
방긋방긋 ~
이강태 2019.03.26 08:35  
사랑하며 이끼고 살기에도 빠듯한 시간 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