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윤월심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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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6 12:12
부부
수련화/ 윤월심
하늘이 맺어준 부부 인연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백년해로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라는
주례사 서약처럼
성격도 다르고
자라온 환경도 다른
두 남녀가 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다
별것도 아닌 일로
티격태격 다투다가
언제 그랬냐 듯이 풀어지는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
세월이 흘러 서로의 결점 보이고
산 같이 높은 권태기가 찾아와
손가락 걸고 다짐한 사랑도
유월의 장미꽃처럼 나부끼고
어느 땐 원수도 그런 원수가
없다가도 몸이 아프다고 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용수철같이 지남철같이
떨어졌다가 붙었다 하는 사이
오늘 전쟁을 치르고도
한 솥밥 먹으며
한 이불 속에서 잠잤고
말투도 성격도 얼굴도
서로를 닮아가는
부부란 빛과
그림자 같은 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