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사 벚꽃 길
윤월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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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6 12:18
대원사 벚꽃길
수련화 /윤월심
남녘 길 따라 걷다 보면
산자락을 하얗게 수놓은
보성 대원사 벚꽃길
겨울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주암호 남색 물빛 곱고
시오리 계곡길 따라 풀어 놓은
무명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
한가로이 유유자적
무위자연 속으로
느릿느릿 걷다 보면
머리 아픈 복잡한 세상사
잠시나마 다 잊고
선인이 된 기분이다
흩날리는 꽃비에 마음 젖고
꽃향기에 취하고
계곡물소리에 머리 식히고
꽃그늘 아래 누워 하늘을 보니
하늘만큼 땅만큼 무한의
백색 세계 몸을 담고 있노라면
내 영혼까지 맑고 순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