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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분

조만희 0 134 0
촛불 / 조만희


더는 쓸모없어
장롱 깊숙이
처박아 놓았던 녀석이
요즘 들어 부쩍 바쁘다

자그마한 체구에
제 몸이 아파야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참으로 가련한 운명이지만

거친 비바람에
위태롭게 흔들거려도
수백 년을 견딘 거목처럼
절대 쓰러지지 않을 것 같았는데

어쩌다 똑바로 마주한
아버지의 마지막
뜨거운 눈물처럼
붉은 눈빛이 너무 맑다

#촛불 #장롱 #운명 #거목
#아버지의_눈물 #조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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