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그녀의 호수가 되어
조만희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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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05:47
내 마음은
그녀의 호수가 되어
조만희
어느 날부터인가
내 어깨에는
그녀의 긴 생머리가
젖은 바람에
가늘거리고 있었습니다.
점점 더 밀려드는
마음의 무게가
두렵고 불안했지만
왠지 이상하게도
싫지가 않았습니다.
머릿결 타고 흐르는
그녀의 향기가
마치
가을날의 낙엽 향기처럼
자꾸만 내 마음을
붉게 물들였으니까요.
내 어깨에
잠들었던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휘몰아 치는 폭푸메
서럽게 아주 서럽게
울기 시작하더군요.
그녀의 뜨거운 눈물에
나도 모르게 그만
그녀의 얼굴을
꽉 끌어안은 체
내 가슴으로
그녀의 눈물을
전부 받아버렸고
어느새 그녀는
내 마음속의 호수를
가득 채워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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