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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그리운 날에는

조만희 0 79 0

추억이 그리운 날에는



           조 만희


하나둘

세상을 등지고 떠난다


남은 거라고는 삭풍에 꺾이어

꽃잎의 가는 떨림에도

몸을 가누기조차 힘겨워하는

쇠잔해진 몸이 전부일뿐이다


이른 새벽녘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되고 싶은데

언 몸은 녹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신이 난 어린아이처럼

눈밭을 구르던 마음은 사그라든지 오래다


나도 이제는

돌아갈 때가 된 것일까

고향 싸리문 빼꼼히 열고

추억 어린 마당을 쏜살같이 지나

긴 세월 동안 따뜻하게 데워놓은

아랫목에 누워 사랑을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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