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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다는 건

늙는다는 건



                   조만희


늙는다는 건

너무나 자연스럽고

쉽게 이루어지는 것인가 보다


어느 때부턴가 

하루의 일상처럼

밤의 깊이를 헤아리곤 한다


서리맞은 찬바람이

내 방의 문고리를 잡고

달그락달그락 떨기 시작하면


내 마음도 덩달아 

사시나무가 된 것처럼

바르르 떨기 시작한다


알 수 없는 두려운 마음이

하늘의 별빛을 따라가면서

정돈되지 않은 호흡은 거칠어지고


한참을 침묵하던 전화벨이

무거운 어둠을 가를 때면

두꺼운 커튼 뒤로 숨어버리곤 한다


창밖에 내린 하얀 서리가

방안 가득 피어나는 걸 보니

나도 이제는 정말 늙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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