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망울에 마음 젖다
조만희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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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9 12:40
꽃망울에 마음 젖다
靑雲조만희
시리고 시렸던 살갗으로
무참히 파고들던 시련에
단락되어가는 생의 끈 한 가닥
헐벗은 몸뚱이로 움켜쥐며
짧은 삶을 풍미해야만 하는 임아!
고독을 뚫고 심장에 핀
붉은 태양의 핏빛 그리움마저
비정할 정도로 낯설게 느껴질 텐데,
가는 혈관 따라 단숨에 흘러내리는
아, 햇살의 거친 손길에
부끄러운 몸 숨김없이 허락해야 하는
이 무슨
기구한 운명의 장난이더냐!
금세 터질 듯 부풀어 오른
그대의 앳된 젖가슴은
날 선 세상을 향해
오롯이 옷고름 풀어헤치며
한껏 봄을 치켜세워주니,
임의 꽃잎에 젖은 빗물 또한
자고로
향기마저 곱고 곱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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