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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도 늙는가 보다

조만희 0 99 0

세월도 늙는가 보다



 靑雲조만희


애써 쌓은 벼름박으로

바람이 드나드는 자리를

세월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나 보다

그저 빠르게 스쳐 갔을 뿐인데

구멍 난 틈새를

정교하게 틀어막는 모습이

영락없는 전생에 기공사였으리라

어쩌면 그는

바람의 길을 막아

자신을 가두려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쩌지 못하는 것은

내가 늙어가듯이

세월도 늙어가는 것인지

부쩍 쇠잔해진 기력에 굽어진 등이

오늘따라 더욱더 애잔하게 느껴진다




#세월도_늙는가_보다 #벼름박

#세월 #바람 #조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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