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다는 건
조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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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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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스토리_2023_11_16 18_32_36.mp4 (5.6M)
늙는다는 건
조만희
늙는다는 건
너무나 자연스럽고
쉽게 이루어지는 것인가 보다
어느 때부턴가
하루의 일상처럼
밤의 깊이를 헤아리곤 한다
서리맞은 찬바람이
내 방의 문고리를 잡고
달그락달그락 떨기 시작하면
내 마음도 덩달아
사시나무가 된 것처럼
바르르 떨기 시작한다
알 수 없는 두려운 마음이
하늘의 별빛을 따라가면서
정돈되지 않은 호흡은 거칠어지고
한참을 침묵하던 전화벨이
무거운 어둠을 가를 때면
두꺼운 커튼 뒤로 숨어버리곤 한다
창밖에 내린 하얀 서리가
방안 가득 피어나는 걸 보니
나도 이제는 정말 늙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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