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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오르는 담쟁이

조만희 0 185 0

벽을 오르는 담쟁이



 靑雲조만희


되돌아갈 줄을 몰랐다

아니, 

되돌아가는 법을 몰랐는지도 모른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비바람이 몰아치는 폭우 속에서도

한 번쯤은 거부할 법도 한데

그저 묵묵히 오르기만을 반복한다

태풍에 쓰러져도

오직 올라야 한다는

무언의 명령에 복종하며

담쟁이는 오르고 또 올랐다

어쩌면 그것이 자신의 운명이라 여기고

순순히 허락하며 받아들였는지도 모른다

외롭고 두려울 법도 한데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은 것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 때문일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담쟁이는 그 자리에서

그 벽을 오르고 있을 뿐이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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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 #조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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