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을 오르며
조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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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7 21:04
월악산을 오르며
조 만희
설국으로 향하는 길에
불어닥치는 겨울바람은
날 선 콧잔등에 파하며
바싹 말라 언 낙엽 위로
파한 바람 떨어져
사그락사그락 바스러져도
원망조차 하지 못하고
돌계단 오르며 내뱉는
거친 숨소리는
다시 깨어나기 위한
일련의 작은 몸부림일 것이다
교차하는 날숨과 들숨은
한순간에 완전히 뒤바뀐
웃지 못할 운명이 되고
차갑게 언 주검으로
절벽에 매달린
수백 개의 철계단은
내 다리마저 얼리려 한다
마지막 주검을 밟고 올라서는 순간
환희로 터져 나오는
뒤바뀐 두 운명의 숨소리는
월악산의 넋으로 숨 쉴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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