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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깨우는 능소화

조만희 0 81 0
밤을 깨우는 능소화 / 조만희


어느 날 갑자기

나락으로 곤두박질칠
절체절명의 순간을 알지만

무슨 연유인지
그녀의 억척스러운 사랑은
하늘 가까이 솟구쳐 오른다

그녀를 흠모할 사내라고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
외지고 어둑한 골목길 모퉁이

한여름의 붉은 태양을 태워
사랑에 불씨를 지피려는
그녀의 밤이 바쁘게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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