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그리운 날에는
조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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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2 22:35
추억이 그리운 날에는
조 만희
하나둘
세상을 등지고 떠난다
남은 거라고는 삭풍에 꺾이어
꽃잎의 가는 떨림에도
몸을 가누기조차 힘겨워하는
쇠잔해진 몸이 전부일뿐이다
이른 새벽녘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되고 싶은데
언 몸은 녹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신이 난 어린아이처럼
눈밭을 구르던 마음은 사그라든지 오래다
나도 이제는
돌아갈 때가 된 것일까
고향 싸리문 빼꼼히 열고
추억 어린 마당을 쏜살같이 지나
긴 세월 동안 따뜻하게 데워놓은
아랫목에 누워 사랑을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