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단풍
조만희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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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30 22:07
바람난 단풍 / 조만희
바람났네 바람났어
마을 어귀 정자나무
건넛마을 은행나무랑
그렇고 그렇더니
큼지막한 봇짐 지고
남쪽으로 남쪽으로
바람났네 바람났어
가려거든 몸만 가지
홀딱 벗겨 놓고 갔으니
동지섣달 긴긴밤
알몸으로 어이 견디나
임신한 삼식이
아무것도 모르고
외양간에 드러누워
눈물만 글썽글썽
바람났네 바람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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