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는 외롭지 않았다
조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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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3 21:51
노모는 외롭지 않았다 / 조만희
주검을 지키는 호롱불
계절을 넘나드는 바람에
파르르 사시나무 떨 듯한다
하루가 길다 하여
영혼을 파는 하루살이
줄지어 문상을 하고
마지막 차표 구하지 못해
사색이 된 낙엽은
뜨락을 구르며 통곡을 한다
세월 갉아먹은 송충이는
만삭이 된 몸으로
노모의 고독을 씻겨주고
별빛 보다 여린 몸으로
숱한 외로움을 견딘 그는
끝내 울지를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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