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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조만희 0 502 0
낙엽 / 조 만희


사색 짙은 얼굴로
빈자리 찾아
내 옆에 철퍼덕 앉는다

한마디 말 건넬 법도 한데
물끄러미 바라만 보다
수줍은 듯 말 끝을 흐리고는

이리저리
애꿎은 땅바닥만 비비다
눈길 한번 안 주고
어디론가 훌쩍 떠난다

못 이기는 척
어젯밤에 찾아온 바람에
등 떠밀려 가는 것처럼

내일이면
다시 찾아 올 밤손님에게
제 자리를 내주려나 보다


#낙엽 #가을 #바람 #빈자리
#조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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