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조만희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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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22:03
친구에게 / 조만희
한여름의 뜨거웠던 태양도
어느 날 불어오는 갈바람에
조용히 식어가듯
우리네 인생도
그렇게 넘어가는가 보다
안타깝고 슬프지만 어쩌겠는가
영원히 가질 수 없다면
마음껏 즐기라 하지 않던가
어쩌다 가끔
한 통의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친구의 안부 목소리가 반가운 건
나도 이제는 황혼의 물결에
물들어 간다는 것이겠지
찬란했던 청춘의 초록빛 태양이
아름다운 노을빛으로 익어가는 계절
친구의 얼굴이 반갑고
친구의 웃음소리가 따뜻하다
지금 이 순간에
내가 숨을 쉬고 있다는 감사함보다
친구와 함께 했던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에
더없이 행복한 시간들
철부지처럼
마냥 웃고만 있는 사진에
술 한 잔 따라주는 친구보다는
가슴에 남겨진 기억들이
흘러가는 세월에 깨지고 지워지기 전에
얼굴 마주하며 술 한잔하는
그런 친구가 되어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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