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잠시
김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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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9 20:42
그대가 잠시
고운 김정자
햇살 부서지는 오후
바람 스치는
산그늘에 붉은 기둥은
짧은 순간의 기다림이 되었다
그대가 건냈던 향기로운 열정이
저렇게 타오르는 그리움 되어
혈관을 타고 온 뭉개 구름도
어두움에 잠들었다
사랑은 때로는 상처가 되어
배흘림 기둥처럼
속세를 알 듯 모를 듯도 하여
탑돌이에 합장한 마음은
대웅전 처마끝 청아한 소리가
피어오르는 가을이 깊게 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