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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의 배회

김정애 6 6997 0

낯선 곳에서의 배회


                 김 정 애


목적 없이 낯선 곳을

걸어 본 적 있나요


가끔 

콧등을 간질이는 바람

무의미한 타인들의 시선

어디선가 들리는 오래된 팝송

눈에 닿는 생경한 풍경조차

참으로 좋습니다


목적 없이 낯선 곳에서

오래 머물고 싶은 적 있나요


걷는 좁은 길목도

마음의 산책길 되고

그늘진 낡은 벤치에 주저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삶의 작은 여유도

참으로 좋습니다


목적 없이 낯선 곳에서

누군가를 기다려 본 적 있나요


기다림의 향기는 풀향기며

깡통 화분에 담긴 보랏빛 

바이올렛의 수줍음이며

달빛에도 키울 수 있는

사랑의 온도가 

참으로 좋습니다


목적 없이 낯선 곳에서

사람 사는 법을 배운 적 있나요


길을 묻고

방황해도 좋을 듯싶고

정겨운 눈인사에 사람 냄새를 맡고

따뜻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타인의 눈이 되는 것도 참으로

좋습니다


목적 없이 낯선 곳에서

걸어 본 적 있나요

6 Comments
m0340 2019.01.17 15:01  
가끔은 발길 머무는 곳에
마음 하나 내려놓는다는 것
그것만큼 여유로운 행복은 없겠지요
김정애 2019.02.06 11:02  
낯선 곳을 걸어 본적이 있었어요.
생소함이 정겹게 느껴질때가 있었습니다.
윤월심 2019.01.17 15:06  
멋진 시 감사드립니다
환절기에 건강하세요
김정애 2019.02.06 11:03  
선생님~
올 해도 향팔 하시고 늘 감사합니다.
윤석진 2019.01.22 13:42  
낯선 곳으로 나아가는 일은
새로운 언어를 만나는 일인지라
시인의 언어는 여행으로 더 세밀해지나 봅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김정애 2019.02.06 11:03  
가끔은 낯선 곳에서의 배회가 즐겁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