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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김정애 1 4755 0

어느 날 문득


                 김정애

 

어느 날 문득

칼칼한 동치미 국물 같은

새벽공기 마시고 싶은 날

알싸한 그리움 품에 여미고

소리 없이 살금살금 걸어

나갑니다


채우지 못한  

옹송그리는 새벽달에

걸쳐진 그리움도

따라나섭니다

사랑은 그런 거라고


어느 날 문득

촘촘히 박힌 밤하늘의

별사탕 같은 별들을

손에 넣어 쪼물딱거리며

사랑으로 물들여 봅니다


여린 빛은 쪼개져 

마음에 꼬깃꼬깃 접어둔

비밀 꺼내 들고 아주

조금씩 풀어 볼 수 있는

시간 만듭니다


어느 날 문득

부대끼며 살아가다 

힘들고 지쳐가고 있을 때

가슴 한켠

소슬바람 불듯 그대 생각이

밀치고 들어 옵니다


잊힌 줄 알았던 그대가

환영처럼 신기루처럼

가슴 헤집고 다닐 때

추억은 

달콤한 아이스크림처럼

위로합니다

사랑은 그런 거라고



1 Comments
윤월심 2019.01.09 21:28  
어느날 문득
물안개처럼
잔잔하게 피어오르는
추억이 그리운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