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김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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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4 10:41
어느 날 문득
김정애
어느 날 문득
칼칼한 동치미 국물 같은
새벽공기 마시고 싶은 날
알싸한 그리움 품에 여미고
소리 없이 살금살금 걸어
나갑니다
채우지 못한
옹송그리는 새벽달에
걸쳐진 그리움도
따라나섭니다
사랑은 그런 거라고
어느 날 문득
촘촘히 박힌 밤하늘의
별사탕 같은 별들을
손에 넣어 쪼물딱거리며
사랑으로 물들여 봅니다
여린 빛은 쪼개져
마음에 꼬깃꼬깃 접어둔
비밀 꺼내 들고 아주
조금씩 풀어 볼 수 있는
시간 만듭니다
어느 날 문득
부대끼며 살아가다
힘들고 지쳐가고 있을 때
가슴 한켠
소슬바람 불듯 그대 생각이
밀치고 들어 옵니다
잊힌 줄 알았던 그대가
환영처럼 신기루처럼
가슴 헤집고 다닐 때
추억은
달콤한 아이스크림처럼
위로합니다
사랑은 그런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