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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김정애 0 4214 0

11월


 김 정 애


갈맷빛 돌던 산자락

물감 풀어 섞어 놓은 듯

고운 빛 가슴 시리다

 

여름 숲은

시나브로 무너져 버렸고

허옇게 서릿발 내린 그 위에

찬 바람은 가슴 속

은밀히 속삭인다


사랑한단 말도 못 했는데

한 해가 저물어 간다고


갈맷빛 가슴엔 

단풍이 물들지도 않았는데

한 해가 저물어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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