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김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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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0 23:37
산다는 건
김 정 애
산다는 건
바람에 옥수수 잎 서걱대듯
밤새 내 속사람도 바람에
흔들리는 것
산다는 건
살며 사랑하고 후회하고
감동도 하지만 희구하고
오늘도 빈 잔을 채우는 것
산다는 건
끊임없이 갈망하고
잔바람에도 헛기침하며
속절없이 나이 들어가는 것
산다는 건
차이는 돌부리에
원망도 해보고
쓸모없는 돌이
모퉁잇돌이 되기도 하는 것
산다는 건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허리 동이고
아픔 참아 내며
질경이처럼 잡초처럼
밟혀도 살아내는 것
산다는 건
강물에 떠내려가는
종이배처럼
파선될까 두려워도
어딘가 구조선이 있을 거란
믿음으로 사는 것
산다는 건
날마다 숨 쉬는 순간마다
끊임없이 열정을 갖고
내 삶을 사랑하는 이유기에
살아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