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나무처럼
김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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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0 07:13
사과 나무처럼
김 정 애
햇살이 키우는 그곳에
바람이 쉬어 가는 그곳에
붉은 구슬 알알이 박혀
수줍게 매달려 있다
햇살이 사랑하는 그곳에
바람이 입 맞추고 간 그곳에
곱디고운 사랑 촘촘히
박혀있다
달빛이 놀다 간 그곳에
별빛이 뿌려진 그곳에
농부의 체온으로 데워진
기쁨의 열매가 석류 보다
더 붉은 보석처럼 빛난다
늦가을 사과나무처럼
저녁노을에 물든 사과처럼
우리네 인생도 붉게 물들고
각자 어떤 삶을 살던지
가을 햇살 머무는 사과처럼
소슬바람에 설핏해지는
저녁놀처럼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