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415
어제
668
최대
3,402
전체
950,823

가을은

김정애 1 659 0

가을은

 

             김 정 애



가을은 낙서 같은

일기라도 쓰고 싶습니다


그냥 

가슴에 이는 

바람 같은 생각 담금질하다 

끼적거리고 싶어집니다


가을은 

바람이 참 좋아집니다


여름이 놓고 간 

푸른 향기는 바람 끝에 

매달린 매혹적인 선물입니다


바람의 색깔도

단풍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가을 향기 묻어나고

헤집고 다니는 생각들을 

날려 보내기도 하지만


어느새 

헛헛한 가슴에 

채워질 어설픈 욕망이 

치근대고 있습니다


가을은

아련한 그리움이 

마음의 틈새로 비집고

들어 옵니다


낙엽 밟는 소리 아릿하고

가을을 몹시 타는 친구도

생각나며

어둑새벽에도 찾아드는 

스멀거리는 그리움에

눈을 감고 그려 봅니다


가을은 

잔잔한 감동의 글 향기 

맡고 싶어집니다


마음 적시는 글귀 만나면

알싸한 마음은 눈물처럼 

깊은 생각의 늪에서 

허우적거립니다


가을은

가파른 삶의 언덕에서 

여문 햇살에 잠시 쉬고

싶습니다


구절초 만발한 들길

서붓서붓 나서다 

붉은 단풍에 마음 물들이고

마음의 강에 속 시끄러운 것들

띄워 보냅니다


가을은 

그렇게 속내도 물들어 가고

여물어 가는 여정입니다

1 Comments
윤석진 2019.09.20 12:09  
가을은 나그네가 되어
어디든 목적 없이 떠나고 싶은 계절이지요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