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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길을 걸으며

김정애 4 6304 0

들길을 걸으며


                      김 정 애



오이풀 향기 나던 날

풀 섶에 자줏빛

오이풀 흔들립니다


자줏빛 오이풀에서 

어떻게 연둣빛 오이

냄새가 날까 생각하다

번득이는 생각이 오이 향은

연둣빛에서만 난다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에는 신비로운 일이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저마다의 들풀로 태어나

각기 자기 의미와 색깔로

흔들리며 스러져 가는 것도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꺾이지 않고 

바람에 순응하는

풀에게 지혜를 배웁니다

흔들리면 흔들리는 데로

꺾여지면 꺾이는 데로

살아간다는 경이로움에 

탄성이 나옵니다


우리의 생도 가끔은

흔들립니다

사랑 때문에 자식 때문에 

관계 속 얽힘에 흔들립니다

그러나

자줏빛 그 흔들림이

사람을 살아가게끔 합니다


그 사랑이 인내를 만들고

자식이 사랑할 이유이기에

관계 속에서도 실타래 풀 듯

풀어 봅니다


들길을 걸으며

오이풀 향기에서 추억을

만납니다

삶의 뒤안길 사부작사부작

걸어 보면 살아온 날이 

얼마나 신비로웠는지도 압니다


그 힘든 사랑이

사람을 살아가게끔 했는지도

압니다





4 Comments
m8722 2018.12.30 21:48  
들길의 걸으며
자연의 지혜 배워 갑니다
김정애 2018.12.31 03:47  
풀섶에 흔들리는 자줏빛이
매혹적이더이다.  자연이 주는  선물이었습니다~^^
김경희 2019.01.02 00:19  
정애야 오늘 첨 들어왔다
올해도 멋진글 부탁해
김정애 2019.01.02 10:29  
땡큐~^^
잘쓰지 못하지만  아주 오래진 끼적이게  해준  누군가가 있었어.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