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길
김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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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20:24
시인의 길
김 정 애
바람 따라가고
꽃길 따라가는 그 길도
어떤 날은
아리고 시린 것임을 아는 일
가슴에
못 박힌 슬픈 사랑 품고
붉은 석류 알알이 맺혀 있는
가슴으로 사는 일
어린아이의
옹알이 알아듣고
얼음 깨고 눈을 뜨는
복수초의 신음 소리 듣는 일
하늘이 열리는
그 시간을 사랑하고
마음에서 마음을
볼 수 있는 일
바람 소리 그려내고
쪽빛 하늘에 마음 풀어
미친 그리움 널어놓는 일
날마다 사랑 연습하고도
사랑앓이하며 묵묵히
는개 내리는 길을 걷는 일
눈감고
검푸른 바닷속 길 재어 보고
집어등의 화려한 불빛이
위험한 유혹이란 것도 아는 일
그 어느 것도
사랑으로 품고 노래하며
날마다 속내를 채워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