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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빚진 자입니다

김정애 2 2138 0

나는 빚진 자입니다


               김 정 애


어머니 생전 그 힘겨운 일생이

그저 어머니의 삶인 줄 알았습니다


남편 없는 삶 

막막한 광야길이기에

속울음 참아내며 척박한 인생길

걸음마다 눈물 자국이었을 텐데

철없던 시절이란 구실로 위안받습니다


질곡의 그림자 밟으면서도

웃음 잃지 않았던 그 강함이

내가 철들지 못했나 봅니다


늘 언제나 항상

큰 나무로 버티다 

병이란 녀석에게 붙잡혀

바싹 마른 검불이 돼버려도 

속절없이 바라만 봐야 했습니다


꽃다운 시절 

자식이란 무거운 짐이고 지고

손 붙들고 터벅터벅 걸어도

누구에게도 위로받지 못했습니다


사랑이란 견뎌내는 것이라 

가르쳐 주지 않아도 삶의 

목적이었고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눈물로 키운 자식 

어머니 다섯 손가락에 낀 

보석 반지였습니다


한마디 힘들다 내색지 않고 

애잔한 눈빛으로 오 남매 때문

남편 없이도 행복했었다는

어머니


지금은

사랑한다 말보다 사랑했단

말이 더 친숙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나는 갚을 길 없는 빚 진자입니다.


20170608

2 Comments
윤석진 2019.02.03 16:06  
명절이 되니
저 불효자는 가슴으로 울지요..
.
.
그 사랑의 빛
내리사랑으로 요...

가슴이 찡하네요
감사합니다.
김정애 2019.02.06 10:42  
사랑의 빚은 안 갚아도 된다는 것으로 위로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