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맘 있었어
김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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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4 21:18
가끔 이런 맘 있었어
김 정 애
살아오면서 힘들었던 거 있었지
맘으로 삭이다 삭이다
곰삭아서
내면의 항생제 됐는지 몰라
살아가면서
미움 다툼 시기 질투가
왜 없겠어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으니까
그래도
착한 구석 있어
절제 자비 용서 용납을 알기에
억제하는 자생력도 있는 거겠지
이제야
사랑의 의미도 조금은 알 것 같고
오래 참아 주는 것이라는걸
살아오면서
목놓아 울고 싶을 때도 있었지
딱히
끄집어낼 수 없는 설움이
치유되지 않았던 상처가
알 수 없는 강줄기같이
흐를 때 말이야
늙어가는
노인이 자화상 되어
섬뜩해질 때면
사람의 격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머무를 때도 있지
아직도
소망이 있다는 건
영혼의 닻 올리는 일일 것 같아
남겨진 인생의 바다 항해할 때
순풍을 만났으면 하는 거야
쉼 없이 가는 시간 속에
지금의 시간이
추억의 시간으로 되어 있을 때
아마
느림의 미학도 배웠노라
독백도 해보고 싶어질 거야
가끔은
나를 되돌아보는
맘 있다는 것도
감사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