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84
어제
620
최대
3,402
전체
954,482
노준성

라면 한그릇

노준성 1 183 0

무감각한 시간

용광로에 너를

녹이면서 순간

울컥하며 목매였다

이놈의 처지가

너를 닮았을까

굴곡진 삶

알아주지도 않는 희생

그러면서도 모든 것을

보듬어야 하는 처지가

가스렌지 불꽃 위에서

슬픈 춤을 춘다

지겹다며 냉정하게

가두어 놓고도

어느 순간에

화해의 제스처도 없이

나를 찾을 때가

오리라는 기약없는

기다림만 있을뿐

풍족속 허기가

찾아오기를 어둠속에서

간절히 기도했다

본능으로 나의 육체를

점령해도 원초적 욕구만

채우고 버려질 운명

그것으로 족하지

어차피 너는 나를

여분의 존재라고 했으니까

그래도 어느 순간

너의 간절한 부름에

볼품없는 나를 찾는다면

주지육림으로 데려가야지

그것이 내가 태어난

소명이라고 위로하면서

 

- 라면 한그릇


1 Comments
어느샌가
우리 삶에 라면이
가까이 와 호흡하네요.
배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