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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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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화


곤궁하지 않는 역사에서

꽃과 음식과

풍요로운 노래는 

넘쳐나는 것 같으나

의식과 생각은 

새처럼 울부짓지 못하니


알 수 없이 멀어져 가는

저 허공 저 시계 넘어의

아득한 이상의 풍경은

간직한다는 가슴에 오랜 길

부서져도 오리라는

말없이 박힌 영혼의 말


어느새 눈빛에 새겼 길래

하늘로 하늘로 날아서

오르다 또 살아오고

숱한 시간에 흔적도 없이 

반복되는 날개짓의 표상

표절할 수 없는 명징한 삶


머나먼 그리움을 걸고

나부끼며 오고가는 짓

빛의 노래마저 깨워야 하는

이 화사한 아침의 곤궁

내 화려한 하늘을 열고서

아득하게 머무는 너여!


나는 날고 싶은 게 아니라

이 세계의 어떤 의식도

낮도 밤도 허공도 없고

일체의 몰아도 없이

오직 울지 않는 세상에서

채우지 않고 싶은 것이다.


너로 무너지는 하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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