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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화

옛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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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추억


                                      / 유화


외로운 달빛 밤을 보낸

쓸쓸한 가을 그리고 다시 온 

혹독한 겨울 눈보라 속에

미시령 고개를 넘고 넘어

느닷없이 사랑은 찾아 왔다.

사랑은 그렇게 요구없이 왔다.


그 이후 세상을 살아가면서

난 그 무엇도 절절하지 않았다.

그것 외에는 어떤 말이라도

살아가는 일 시원섭섭해도

뒤가 가벼워야 앞길이 

봄길이 하늘하늘 할 터라고


그러나 어찌된 것인지

이 세상 쓰는 시의 말들은

너무 무겁고 아픈 언어들이 

유려히 사랑으로 치장한다.

너무 통속적이 되어 버린

길에 저 붉은 사유에 눈물을


다시 읽어야 하는 까닭은

봄 앞마당 우물가 햇살아래 

화알짝 맨드라미꽃 피면

하얀 매리아스 훌렁 벗고

사랑은 사랑은 그런 거라고

그날처럼 등 보일 수 있을지


* 할머니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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