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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화

이 시대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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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비애


                                                       / 유화


저 꽃이 아프다.

저 꽃이 아프다.

아프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아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냥 좋은 것만 보고 현란함을 보다가

자기게 아니라 생각들면 버리기 일쑤이다.

그 안에 내용을 들여다 볼 생각은 없고

외면에만 도취되어 슬쩍 가지고 놀다가

그게 아니면 또 눈 돌리고 말기 때문이다.

겉핥기에 능한 인간들 때문이다.

마음으로 보는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지극한 눈으로 읽는 깊이를 갖지 못했다.

스스로 대상의 이성조차 자각하지 못한다.

저 말없이 깊은 언어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개자식들이 판친다. 깨끗한 물을 흐린다.

발정난 것은 지식 학식과는 전혀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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