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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화

나무의 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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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본연


                                / 유화


기우는 달빛이 홀로히

저무는 이유 하나조차

무상한 상처를 지운 뒤

찾아오는 것이던가


찬바람 나뭇잎 흔들어 

숨결 다 떨군다 하니

비우고 버린다 하여도

자리에 남는 다는 것


강물결 흘러가 이는

세월의 미련 한 조각

어둠을 담아 알 수 없다

마음 볼 수 없는 편린도


심지 곧게 내린 뿌리엔

요동치지 아니하니

곧 다시 올 계절에는

푸르른 생명의 사유이리


잎새 위 달빛 성성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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